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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뉴스

아파트 전세가율 상승과 주택시장 장기 순환

by 6688 2014. 7. 16.

 

2014년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자료 목록.hwp

김선덕 소장의 부동산뉴스 해설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평균 68.8%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아직 역대 최고치에는 0.7%가 모자란다고는 하나 곧 전세가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초에 아파트 전세가율에 대해서 부동산뉴스해설을 한번 쓴 적이 있다. 그 때 전세가율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전세 레버리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쓰기로 했는데 오늘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전국 및 서울시 아파트 전세가율 추이>

                                                                                                                자료: 국민은행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 형태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주택시장에 깊숙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저금리로 인하여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주택이 많아 전체 주택에서 전세 임대 주택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추세적으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아파트 시장에서는 전세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는 전세 제도가 있어서 주택 투자 관점에서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산업화된 어느 나라나 도시의 주택 가격은 소득에 비하여 상당히 높다. 결국 타인자본을 이용하여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흔한 타인 자본은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이다. 즉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특히 금리가 낮은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이용한다. 레버리지는 우리말로 지렛대를 의미한다. 지렛대는 적은 힘으로 무거운 바위를 움직일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레버리지 투자라고 하는 것은 타인자본을 지렛대 삼아 투자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거나 아니면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거의 모두가 하는 주택을 구입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내집 마련이라는 관점에서 그렇게 생각을 안했을 뿐이지 모두가 레버리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레버리지 투자 방식이 하나 더 있다.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전세레버리지 투자이다. 전세자금도 2년 후 또는 언젠가는 세입자에게 되돌려 주어야 하는 타인자본이다. 전세를 끼고 투자를 하는 경우는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주택담보대출 레버리지 투자의 경우에는 거치기간 동안 이자를 내야하고, 원금 상환기간이 도래하면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내야 한다. 그런데 전세 레버리지 투자는 이자를 내지 않는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2주택 전세임대소득에 과세를 하게 되고, 나중에 소득세를 내야 할 것이다. 다만, 소득세 부담은 매월 내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세가율이 올라간다고 하는 것은 전세를 끼고 주택 투자를 할 때 자기자본 비율이 낮아진다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3억 원의 아파트가 있다고 하자. 이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60%라고 가정하면, 전세금이 1억 8,000만 원이 된다. 전세를 끼고 이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투자자의 자금은 1억 2,000만 원만 있으면 된다. 전세가율이 70%로 높아지면 전세금은 2억 1,000만 원으로 올라가고 투자자의 자금은 9,000만 원이면 된다. 결국 전세가율이 높아진다고 하는 것은 동일한 가격의 아파트를 투자할 때 자기자본 투자가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아파트 가격이 1년에 5%가 상승해 3억 1,500만 원이 되었다고 하면, 전세가율이 60%였을 경우에는 자기자본 1억 2,000만 원을 투자해서 1,500만 원이 상승했으니까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볼 때는 12.5%가 상승한 것이다. 전세가율이 70%였을 경우는 자기자본이 9,000만 원이었으니까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할 때는 16.7%가 상승한 것이다. 전세가율이 올라가면 자기자본 투자 수익률이 올라간다. 즉 전세가율 60%일 때 자기자본 수익률이 12.5%에서 전세가율이 70%이면 자기자본 투자 수익률이 16.7%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전세가율이 상승하면 주택 가격을 밀어 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경로를 통하여 나타날 것이다. 하나는 전세가 상승하여 추가 전세금이 부담스럽고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져 내집 마련 수요로 전환되는 경우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임대사업자가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경우일 것이다. 전세 제도로 인하여 우리나라 주택 시장은 한번 가격이 상승하면 단기간 내에 불같이 상승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완만하게 오랫동안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급격하게 가격이 상승한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폭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서 조금씩 하락한다.

 

   1980년대 말 90년대 초 폭등하였던 부동산 가격은 외환위기 직전까지 완만하게 하락한다. 외환위기까지 포함하면 거의 8-9년 정도 하락세를 보였다. 2000년-2003년, 2005-2007년에 급등한 부동산 가격은 2013년까지 장기간에 걸쳐서 하락했다.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서 하락하는 것은 전세가율이 높아 내집 마련하는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 외부의 충격에 강하기 때문이다. 외부 충격에 강한 것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체질이 되었다. 선진국들이 2번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는 경험을 할 때에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버블은 점차 해소 되었지 터지지는 않았다.

 

   전세레버리지 투자를 말할 때 한 측면만 보면 안 된다. 전세가율 또는 전세비율이 높은 경우 자기자본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이것은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높은 상태에서 가격이 하락하면 그만큼 자기자본 손실이 커지는 것이다. 물론 완만하게 하락하기 때문에 금방 ‘깡통주택’이 되지 않지만 몇 년간 장기간 하락하면 ‘깡통주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과잉 지역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전세 레버리지 투자 방법을 사용하면 장기간 자금이 묶이면서 결국에는 깡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 레버리지 투자는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초기라고 판단되는 지역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 첨부파일은 2014년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지역별 부동산 시장 전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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