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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뉴스

되살아난 '거래량 증가=집값 상승' 공식

by 6688 2015. 7. 13.

3월 이후 매매가 상승률 '청신호'..가격 상승 기대보다 전세난 영향 커

 

 

올 상반기의 거래량 급증은 놀라움 그 자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5만2483건으로, 그동안 역대 최고치였던 2011년의 31만529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거래량이 급증한 배경에는 수도권의 거래 증가가 한몫하고 있다. 올해 1~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월평균 거래량은 3만5348건으로, 2006년부터 작년까지 9년간 월평균 거래량 2만1842건보다 62%나 증가했다. 반면 지방 아파트 시장은 3만5149건으로, 9년간 월평균 거래량 2만9790건보다 18% 정도 증가했다. 지방 주택 시장도 거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수도권 거래량 증가가 눈에 띈다. 이런 수도권 지역의 거래 증가에 힘입어 전체 매매 거래 중 수도권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지방보다 높아졌다.

 

 

 

거래량, 매월 역대 최고치 경신

이런 현상은 특히 서울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동기 대비 매월 역대 최고 거래량을 경신하고 있다. 일정 기간 동안 누적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때는 종종 있었지만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거래량이 이처럼 ‘역대급’으로 늘고 있지만 매매가 상승률은 그리 높지 않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작년 말 대비 2.43% 정도에 그쳤다. 눈에 띄는 것은 수도권 상승률이다. 2.54%로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수년간 지속된 ‘수도권 약세, 지방 강세’의 구조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가 시작된 2006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간을 분석해 보면 거래량이 많았던 해가 매매가 상승률도 높았던 특징이 있다. 거래량이 72만 채로 1위였던 2006년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 대비 13.8% 상승했다. 71만 채로 둘째로 많았던 2011년에도 9.6%로 둘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50만 채로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엔 전년 대비 아파트 값이 0.2%나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률이 정비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식이 작년부터 어긋나고 있다. 작년의 거래량은 71만 채로 2011년과 유사하지만 상승률은 2.4%로 2011년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유는 뭘까. 시장에서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누군가가 집을 많이 사고 있지만 반대로 다른 누군가도 집을 많이 팔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2011년에 집값 상승을 점치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서 저가 매물이 소화되면 매도 호가가 올라갔지만 2014년에는 집값의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이 예전보다 적어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집을 사는 사람도 늘었지만 매수세가 늘어나는 것을 이용해 집을 처분하려는 사람도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도 거래량은 증가한다. 특히 요즘에는 분양을 많이 하기 때문에 청약에 당첨된 사람이 기존 집을 처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청약 시점과 입주 시점은 2년 반 정도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청약에 당첨됐다고 집을 당장 팔 이유는 없다. 집값 상승이 기대된다면 입주 시점에 팔거나 입주 후에도 전세를 주고 일시적 1가구 2주택을 유지한다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하지 않는 이유는 미래의 집값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올 들어 이런 추세가 서서히 깨지고 있다. 거래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저가 매물들이 거의 소화되고 일부 인기 지역은 매물 부족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예년보다 매매가 상승률이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3월 이사철에 들어서면서부터 그 격차를 벌리고 있다. 3월에는 예년 상승률의 1.4배, 4월에는 1.6배, 5월에는 2.1배, 6월에는 3.1배나 상승했던 것이다. 거래량 증가가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 누가 이렇게 많은 주택을 사고 있을까. 예전과 달리 다주택자 투자자보다 실수요자들이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증거로 임대차 시장에서의 월세 비중을 들 수 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게 되면 본인이 거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를 주게 된다. 이때 일정한 예산을 가진 투자자는 한 채를 사서 월세를 줄 것인지 아니면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살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집값이 급격히 오르지 않는다면 월세를 주는 것이 유리하다. 전세를 준다면 수익이 생기지 않지만 월세는 자체로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면 월세를 주는 것보다 전세가 유리하다. 전셋값 비율이 80%라고 가정하면 월세를 끼고 한 채를 살 수 있는 예산이면 전세를 끼면 4~5채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월세를 끼고 살 때 ‘연간 월세 수입+한 채의 시세 차익’밖에 기대할 수 없지만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사면 여러 채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에도 전세보다 월세 선호

이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시장에 전세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2014년 9·1 조치 이후 시장이 그랬다. 2014년 9월의 아파트 시장 전셋값 비율은 전년 대비 1.8% 포인트 낮아졌다. 10월에는 2.1% 포인트, 11월에도 전년 대비 1.8% 포인트 낮아졌다. 전세를 주는 사람의 비율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 들어 작년 가을보다 매매가 상승률이 더 높아졌지만 월세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4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3.9% 포인트만큼 월세 비율이 높아지다가 5월에는 5.0% 포인트나 높아졌다. 전세를 주려는 사람이 다시 적어진 것이다. 매매가 상승률은 작년보다 높아져 전세를 주는 것이 월세로 주는 것보다 수익이 커졌는데도 불구하고 전세를 주려는 사람이 줄었다는 의미는 현재 시장에서 매수에 나서는 주력 세력이 투자자가 아니라 실수요자라는 얘기다.

그러면 실수요자들은 왜 매수에 나서고 있을까.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생각이 시중에 퍼진 것도 원인이지만 전세난이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전세 물량이 줄어들자 세입자에게는 월세냐 매매냐의 두 가지 선택밖에 남지 않았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는 사람은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나은 것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매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 쪽에서는 전셋값 비율이 너무 높아져 전세에 얼마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게 됐다. 4년 전인 2011년 6월의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5061만 원이고 전셋값은 1억4140만 원이었다.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면 1억1000만 원 가까이 자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6월은 매매가가 2억7856만 원으로 올랐지만 전셋값은 그보다 더 올라 1억9868만 원이나 됐다. 그 차액이 8000만 원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전세가 싼 주거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시중에 전세 물량이 귀해지면서 전셋값이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6월의 전셋값 비율은 71.9%다. 집값이 1억 원이라면 전셋값이 7190만 원이라는 뜻이다. 만약 지난 8년간 연평균 상승률인 6% 정도로 전세가 오른다면 6년만 지나도 전셋값은 1억 원이 넘게 된다. 다시 말해 전세가 집값보다 싸다고 전세를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전세를 두 번만 갱신하면 현재의 집값보다 전세가 더 비싸질 것이라는 의미다.

결국 전세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세 물량 부족과 그에 따른 높은 전셋값이 현재의 거래량 급증과 매매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반기에도 재건축 사업 등으로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당분간 전세 시장이나 매매 시장에서 강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기사 원문보기: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50713091530124.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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