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악재 현실화땐 시장 급랭
무턱대고 빚내서 집샀다간 쪽박
미래소득 감안한 주택 매입을
①금리인상 ②거시경제지표 ③인구구조 변화 ④입주물량 폭탄 ⑤입지 따른 호불호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에 수만 명씩 몰려들고 수백m씩 길게 늘어선 줄이 흔한 풍경이 됐다.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수십대 1까지 치솟는다. 기존 주택 매매거래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중이다. 부동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감이 공존하며 '호사다마'를 상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기우가 나오는 것은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용광로 속의 쇳물과 같았다. 부동산시장 장기호황으로 집값이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시장은 달궈지기만 했다. 하지만 달아오르는 속도만큼 식는 속도도 빨랐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절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처한 대내외 경제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불안심리를 부추긴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늘어난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한 저성장과 고령화ㆍ출산율 감소 등 인구구조의 변화, 그에 따른 경제 성장동력 약화, 주택 패러다임 변화 등을 고려하면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비관론자들은 올 들어 급증한 아파트 분양을 호황의 징후보다는 불안의 전조로 보기도 한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는 부동산, 그중에서도 신규 분양시장이 크게 좋은 상태이며 그게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마지막 보루"라면서 "금리인상이나 투기억제를 우려한 규제 등 악재가 생기면 곧바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인상ㆍ기업활동 위축이 '변수'=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그룹의 총 매출액은 1232조2000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30대 그룹의 매출액은 2010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 2011년 1227조4000억원, 2012년 128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 1265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조9000억원 줄었고, 지난해 또 다시 감소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36조4000억원으로 5년 전(75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업실적의 위축은 투자와 고용, 임금 등에 영향을 미쳐 내수나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조명래 단국대(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수출산업과 대기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거시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데 집값만 나 홀로 오를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엔 집값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후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국내 시장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자금 여력이 탄탄하지 않은 서민이 무리하게 집을 살 경우 금리인상 등 외부 변수에 생활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정책으로 탄생한 저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한 주택매입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소득수준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묻지마 아파트 청약'은 금물= 인구구조와 그에 따른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1인 가구 증가로 소형 주택 선호도가 높아졌으며 주택보급률은 서울도 100%에 근접할 정도로 높아졌다. 주택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투자수단으로 보는 인식은 희미해지고 이제는 주거수단이라는 생각을 하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최근 분양물량이 집중되면서 일부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건설사들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중견건설사 부사장은 "부동산시장이 좋으니까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택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한꺼번에 입주할 경우 시장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택지매각 시기를 조정해 공급물량을 간접적으로 조절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셋값 상승, 저금리, 부동산 규제완화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부침이 있게 마련이고, 그때를 대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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