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광교등 수도권에만 50곳…임대료 오르고 단독주택값도 상승
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대 광교 카페거리. 2012년 들어선 'e편한세상 광교' '광교 오드카운티' '광교 호반베르디움' 등 3100여 가구의 고층 아파트촌과 광교역사공원 사이에 위치한 주택가 1층에 150여 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다. 현대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고전스타일의 커피전문점, 발랄한 분위기를 살린 네일숍 등 가게마다 독특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평일 낮인데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주부, 셀카봉을 들고 사진 찍기 바쁜 커플, 독서나 어학공부를 하는 대학생들로 생기가 감돌았다. 광교카페거리 발전위원회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주택가 골목을 따라 아기자기한 커피숍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카페거리로 입소문이 났다"며 "올 들어 주말엔 주차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 개성 있는 카페가 줄줄이 들어선 수원 영통 광교 카페거리 전경. 상권이 확대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 [김호영 기자]
서울·수도권에 카페거리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합정·서교동·당인리발전소, 종로구 삼청·부암·통의동, 송파구 석촌호수를 비롯해 경기·인천 판교·광교·동탄·죽전·파주운정 등 수도권에 회자되고 있는 카페거리가 30여 곳에 달한다.
여기에 뒷골목에 생겨난 이태원 경리단길, 방배동 사잇길 등 커피숍이 들어선 '뒷골목 상권'을 더하면 카페거리는 50곳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카페거리란 단독·다가구 주택이나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택가 1층에 도로 양 옆으로 트렌디한 카페 등 점포 십수 개가 스트리트몰처럼 줄지어 있는 곳을 말한다. 대체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성되거나 활성화됐다. 카페거리가 급격하게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대로변 상권을 잠식하면서 임대료가 급등하자 창업자들이 '자릿세'가 저렴한 주택가나 뒷골목 이면상권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카페거리의 상당수 매장은 개인 브랜드다.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를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으로 사람들 발길이 늘면서 자연스레 '○○카페거리' '△△카페골목' '□□길' 등으로 불린다.
요 몇 년 새 커피를 밥보다 더 자주 먹을 정도로 커피 소비량이 급증하고 소비 행태도 다양해진 것도 카페거리 발달에 한몫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카페가 단순히 식후 커피를 마시는 곳에서 오붓하게 브런치를 즐기거나 자기계발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나만의 아지트'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숍은 창업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높다. 커피 업계에 따르면 커피숍 수는 2009년 이후 매년 17~20%가량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서울만 해도 커피숍 수는 지난해 기준 1만5000여 개로 추산된다.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자도 현재 10만명에 육박한다.
카페거리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신규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를 비롯해 경기지역 택지지구의 점포 겸용 주택용지 등에 카페거리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밋빛 기대는 금물이다. 카페거리도 일반 상권처럼 부침을 겪는다.
카페거리의 원조인 서울 방배동 카페거리와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는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인근에 새로 생긴 상권에 밀려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판교 백현·운중동·도서관 카페거리는 2008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실이 대량 발생했다가 상황이 다소 나아졌지만 임대료와 권리금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 반면 2012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죽전 보정동 카페거리와 광교 카페거리 등은 지역 상인과 지자체가 문화 행사를 열거나 문화의 거리로 지정하는 등 자체 노력 덕분에 상권이 활성화됐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판교 백현동 카페거리 점포 66㎡ 는 보증금 3000만~7000만원에 월세 250만~380만원으로 2012년과 차이가 거의 없다. 반면 죽전 보정동 카페거리의 경우 66㎡는 보증금 6500만~1억원에 월세 185만~360만원으로 2012년보다 임대료가 1.5~2배가량 뛰었다.
카페로 활용되는 단독·다가구주택 매매가도 오름세다. KB알리지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단독·다가구주택 매매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44% 올라 내리막길에서 벗어났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1층에 매장을 내도 위층에 본인이 직접 거주하면서 남은 층에 투룸 등으로 월세로 줘야 연 투자 수익률 4% 이상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마포 일대 카페거리처럼 먹거리와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젊은층을 끌어들여야 상권이 활성화된다"고 진단했다.
기사 원문보기: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50306223704312.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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